대전웨딩박람회 일정과 혜택 총정리

  • by

봄바람 따라 훅, 나의 첫 대전웨딩박람회 탐험기

지난주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오늘도 결혼 준비는 커녕, 예산표만 바라보다 하루가 가겠지?”였다. 그런데 알아? 갑자기 휴대폰 알림으로 ‘대전 ○○컨벤션 웨딩박람회 D-1’이라는 메시지가 도착하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뭔가 운명 같달까. 사실 나는 선택 장애가 심해서 웨딩홀 한 군데도 못 고르고 있었는데, 이건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신은 없었지만, 가만히 있으면 평생 링 피팅도 못 해보겠지 싶어 냉큼 온라인 사전 등록을 눌렀다. (눌렀다가 휴대폰 화면이 멈춰서 새로고침했다는 건 안 비밀…)

장점 · 활용법 · 꿀팁, 그리고 내 엉뚱한 TMI

1. 한 번에 몰아서 비교할 수 있는 호사

솔직히 웨딩홀 한 곳씩 투어 돌면, 주차장 찾다 하루 날아가잖아? 대전웨딩박람회에선 열 발짝 옮길 때마다 예식장, 스냅 사진, 한복, 신혼여행 부스가 줄줄이 있다. 나는 부스 사이를 지그재그로 걷다가 하이힐 굽이 카펫 틈에 끼는 바람에 “앗!” 하고 비틀거렸는데, 그 덕분에 혼주 한복 업체 직원이 “괜찮으세요? 저희 견본 한 번 입어보실래요?”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줬다. 예상 못 한 체험, 작은 실수 덕분에 얻은 기회랄까.

2. 사전 등록의 마법 같은 혜택

사전 등록하면 웰컴 기프트를 준다더니, 입구에서 바로 쇼핑백을 받아들었는데 안에 커피 쿠폰과 샴푸 샘플, 그리고 의문의 복권 스크래치 카드가 들어 있었다. 긁어보니 “부케 증정” 당첨! 나, 이런 운 좋은 사람 아니었는데? 순간 괜히 울컥해서, 마스크 안에서 얼떨결에 혼잣말 “진짜?”를 내뱉었다. 물론 옆에서 예비 신랑은 “부케는 원래 신부가 받는 거 아니야?” 하며 시큰둥했지만 말이다.

3. 가격 협상의 타이밍

박람회 막바지엔 할인폭이 커진다는 소문, 사실이었다. 오후 네 시쯤, 스냅 사진 업체 대표가 “오늘 계약하시면 식장 이동 비용 서비스해드릴게요”라고 속삭이듯 말했다. 기분이 묘하게 좋아져서 괜히 볼이 발그레. 즉흥적으로 계약서를 쓰다가, 신랑 이름 철자를 영어로 잘못 기입해서 괜히 줄긋고 수정했더니 대표님이 “이것도 추억이죠”라며 귀엽게 웃어주셨다. 그런 사소한 실수도 나중엔 이야기거리 되겠지.

4. 당일 동선 꿀팁 (내 발이 증언함)

편한 신발: 힐 신고 갔다가 굽 낀 사람 바로 나… 집에 올 땐 맨발로 차 탔다 😅
체크리스트는 종이보단 휴대폰 메모앱에. 볼펜 잃어버리기 쉬워.
식사 시간 피해 2~4시에 가면 상담 대기 짧음. (점심 굶으면 샘플 케이크 잔뜩 먹게 됨!)
사진 많이 찍되, 업체명 꼭 같이 촬영. 안 그럼 나중에 “저 벽지 예쁜 부스가 어디였더라…” 헤매게 됨.

단점, 그래도 솔직해야지

1. 지나친 이벤트 소음

DJ가 사회보며 추첨 진행할 땐 귀가 멍멍했다. 나는 원래도 소음에 민감한데, 상담받다가 아예 목소리가 묻히는 순간이 많았다. “네? 네??” 하고 세 번쯤 되물었더니 상담사가 목이 쉬었는지 물 한 모금 마시며 미안해했다. 그 동시다발적 흥분이 박람회의 매력이자 피로감, 둘 다 되는 것 같았다.

2. 과잉 친절이 때론 부담

부스마다 “언니~ 오늘 계약하실 거죠?”라며 팔짱을 슬쩍 끼는데, 낯가림 심한 나는 땀이 솟구쳤다. 물론 웃으면서 “아직은 둘러보는 중이에요”라 했지만, 돌아서며 속으로 “계약 강요가 이렇게 달콤할 수 있구나” 중얼거렸다. 참 묘해.

3. 정보 과부하 증후군

웨딩홀마다 ‘대관료 무료’ ‘식대 10% 할인’ ‘포토테이블 서비스’ 등 혜택이 우르르 쏟아지는데, 적다 보면 메모장이 정신없이 길어졌다. 그래서 결국… 귀가 후 반나절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소파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 독자님도 혹시 이런 경험 있을까?

FAQ, 내가 듣고 내가 대답하는 셀프 토크

Q1. 정말 싸게 계약할 수 있나요?

A1. 나 같은 초보도 스냅·본식 DVD를 묶어 25%나 절약했으니, 분명 기회는 있다. 다만 “오늘 안에 계약해야 해요”라는 말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예산 상한을 미리 정해두는 게 마음 편하다.

Q2. 사전 등록 안 하면 손해?

A2. 솔직히 말해,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사전 등록 덕에 입장 속도도 빠르고 선물도 받아서 만족. 고민할 시간에 클릭 한 번이 나았다.

Q3. 동반 인원은 몇 명이 적당해요?

A3. 둘이 가면 비교적 빠르고, 셋 이상이면 의견이 많아져 선택이 늦다. 나는 신랑과 둘이 움직였고, 다음 주엔 예비 시부모님 모시고 다시 가볼 예정. 두 번 가는 것도 괜찮다.

Q4. 대전 거주자가 아니어도 방문할 가치가 있을까요?

A4. 물론! 지방 예식장·스냅 업체가 전국 출장을 지원하는 경우가 꽤 많다. 실제로 대구에서 온 커플과 줄 서며 수다 떨다 알게 됐다. 여행 겸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Q5. 공식 사이트는 어디서 확인해요?

A5. 나는 일정 확인부터 사전 등록까지 대전웨딩박람회 공식 페이지에서 했다. 최신 일정, 참가 업체 리스트, 그리고 VIP 사은품 정보까지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편했다.

결국, 웨딩 준비는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 설렘 반, 두려움 반. 그래도 그 토요일의 소란과 환호, 모르는 예비부부들과 웃으며 나눈 짧은 대화, 그리고 내 발끝에 남은 뻐근함… 모두 한 장의 스냅 사진처럼 마음속에 남았다. 당신도 혹시 같은 시끌벅적함을 느끼고 싶다면, 다음 박람회 일정에 맞춰 살짝 용기 내보길. 그러고 보면, 결혼 준비는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는 마지막 관문 같기도 하다. 다음 달, 나는 다시 현장을 밟을 것이다. 그때는 더 단단한 운동화를 신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