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근거리며 뛰어든 수원웨딩박람회, 최신 혜택까지 탈탈 털어본 리얼 후기
솔직히 말해서, 예전엔 웨딩박람회 하면 왠지 딱딱한 상담 부스, 양복 입은 직원들, “계약하시죠?” 압박 이런 이미지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친구 K가 “야, 결혼할 거면 진짜 수원웨딩박람회 가봐. 거기 혜택 장난 아냐”라고 귀에다 속삭이는데, 순간 심장이 퐁퐁 뛰더라. 뭐랄까, 반은 호기심, 반은 ‘혹시 나도 예쁜 드레스 입어보고 싶다’는 의욕? 그렇게 지난 주말, 비 오는 수원역 앞에서 우산이 뒤집혀 가는 바람에 손목 살짝 꺾이고, 흠뻑 젖은 운동화가 쩍쩍 달라붙는 TMI를 곁들여, 나는 결국 박람회 홀 안으로 살짝 비틀거리며 입장해 버렸다.
들어가자마자 반사적으로 “오?” 소리가 나왔다. 무대에서 라이브 밴드가 ‘Love, maybe’를 연주 중이었고, 한쪽에는 버블머신이 꾸준히 뽀글뽀글… 눈앞에 펼쳐진 건 웨딩이 아니라 거의 놀이공원 느낌?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인스타 스토리 올리며 “여기 뭐야, 개핫해”라고 썼다. 스스로도 좀 웃겼다. 하지만, 이게 내 첫인상이니 숨길 수 없지.😉
장점·活用법·꿀팁! (라고 쓰고 실수담이라고 읽기)
1. 현장에서만 터지는 파격 할인, 체감가 200만 원 세이브?!
나는 사실 예산에 민감한 Z세대 대표잖아. 카드값 어쩔? 그런데 부스를 도는 내내 “오늘 계약하시면 추가 10%” 같은 문구가 쏟아졌다. 순간 정신줄 놓고 드레스샵 계약서에 사인할 뻔했는데, 옆에서 엄마가 “일단 사진만 찍어!”라고 끌어줘서 겨우 진정. 꿀팁? 견적은 받아두고, 집에서 커피 마시며 냉정히 비교하는 게 필수다. 그럼에도 ‘현장 예약 전용’ 사은품은 놓치기 싫잖아. 나는 작은 웨딩슈즈 쿠폰을 챙겼다. 결과적으론 20만 원 정도 절약. 아싸.
2. 드레스 피팅, 이건 진짜 해봐야 안다
친구들 SNS에서만 보던 ‘화이트 드레스 인증샷’… 나도 해보고 싶어서 줄섰다. 근데 하필 순서 직전에 립스틱이 마스크에 찍혀버려서, 급하게 화장실에서 클렌징티슈 찾느라 진땀. 그래도 스태프분들이 “괜찮아요~” 하며 바로 립밤 빌려주셔서 무난히 해결. 두 번째 드레스를 입고 거울을 봤는데, 오… 어깨라인이 폭 내려오니까 순식간에 콜라병 몸매처럼 보이는 기적. 셀카 남기려면 조명 각도 신경 쓰기! 저는 LED 조명 밑에서 찍었다가 피부톤이 시커매져서 결국 다시 찍었거든.
3. 한 번에 스드메 비교 끝, 동선 절약
내 또래 커플들 대부분 주말마다 강남-청담-용인 돌며 스튜디오 보고 있던데, 솔직히 시간·교통비만 지옥. 여긴 부스별로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사진첩이 일렬로 놓여 있어서, 30분 만에 마음에 드는 패키지 세 개 찜 완료. 그 과정에서 커피 시음 부스가 있어서 스탠딩 테이블에 앉아 쉬엄쉬엄 볼 수 있었다. 작은 배려가 체력 세이브에 꽤 도움 됐다.
4. 예비신랑 강제 참여(?) 가능
내 남자친구, 게임만 하느라 웨딩엔 큰 관심 없었다. 근데 여기선 ‘신랑 게임존’이 따로 있더라. 농구 게임 성공 시 상품권 증정! 자존심 강한 그 사람, 덩크샷 성공하고는 “내가 다 했다”며 갑자기 계약서 검토까지 적극 모드. 덕분에 나도 설명 들을 때 눈치 덜 보였다.
단점, 그리고 살짝 삐끗한 내 마음
1. 현장 계약 압박감, 못 버티면 지갑 탈탈
솔직히 말해, 직원들이 절대 나쁜 건 아니지만, “혜택 오늘만 드려요”라는 말은 정신공격. 나도 한순간 결혼식장 예약칸에 이름 쓸 뻔했다. 그래서 꿀팁 재탕: “집에서 부모님이랑 상의할게요”라는 회심의 멘트를 준비할 것!
2. 정보 과부하, 머릿속 CPU 100%
각 부스마다 패키지가 다 달라서 메모 안 하면 헷갈림. 나는 아이폰 메모장에 ‘스튜디오 A-러블리 톤, 드레스 B-슬림핏’ 이렇게 썼는데, 집에 와보니 글씨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손에 땀 묻어서 오타 폭발했거든… 결국 다시 전화 돌리며 확인하는 번거로움.
3. 입장 대기 + 주차 전쟁
비 오는 날엔 특히 주차장이 만석. 나, 빙빙 돌다 결국 주변 상가에 대충 세웠다가 주차권 발급기 앞에서 카드 포인트 부족으로 또 한 번 진땀. 다음엔 무조건 대중교통!
FAQ: 내가 진짜로 궁금했던 것들, 그리고 현장에서 저질렀던 자잘한 실수 Q&A
Q1. 난 카메라에 몸무게가 더 부각되는데, 드레스 피팅 때 사진 찍어도 괜찮아?
A. 나도 3kg 찐 상태로 갔는데, 스태프분이 “화각만 잘 잡으면 된다”며 0.5배 광각 모드를 알려주셨다. 그걸로 찍으니 신기하게도 살 빠져 보임. 다만, 너무 가까이 찍으면 얼굴 커 보이니 1m 이상 거리 유지 추천.
Q2. 현장 예약하면 계약금 꼭 내야 해?
A. 대부분 최소금액(10~20만 원)을 요구했지만, 나는 “카드 두고 왔다” 핑계로 당일 지불을 피했다. 이 방법 의외로 통함. 다만 24시간 안에 계좌 이체 안 하면 혜택이 사라질 수 있으니, 마음 정했으면 빠르게 처리해야 후회 없다.
Q3. 남자친구가 너무 무심한데, 같이 가도 민폐 아닐까?
A. 걱정 ㄴㄴ. 신랑 맞춤 정장 피팅, 게임존, 위스키 시음 코너도 있어서 오히려 신랑들이 더 신남. 내 남친은 정장 입고 거울 앞에서 “이거 나쁘지?”라며 셀카 찍더라.
Q4. 집에 가서 비교하려는데 팸플릿만으론 부족해. 추가 자료 받을 수 있을까?
A. 부스마다 QR코드로 카톡 채널 운영 중. 사진·견적 파일을 pdf로 바로 보내준다. 난 귀찮아서 안 받았다가, 집에서 뒤늦게 요청하느라 멘붕. 가자마자 저장해두길!
Q5. 코로나 이후 위생은 어떤가요?
A. 입구 열 체크, 손소독제 기본. 드레스 피팅 후 매번 스팀 소독 진행. 나는 예민해서 “진짜 소독하신 거 맞나요?”라고 물었는데, 스태프가 스팀기 열 배출되는 거 보여주며 안심시켜줌. 깔끔.
이렇게 장단점을 다 풀어놓고 보니, 결국 ‘결혼 준비는 정보력이 깡패’라는 진리가 또 한 번 증명됐다. 나처럼 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사인할 뻔한 사람도, 정보 수집만 하겠다는 똑 부러진 사람도, 결국 현장 분위기에 한 번쯤은 흔들리더라. 그래도 어때, 인생에 몇 번 없는 이벤트잖아. 배운 게 있다면 “즐길 건 즐기고, 지킬 건 지키자”는 것. 다음 박람회 땐 새 운동화 신고, 메모 앱 대신 태블릿 들고, 머리도 좀 덜 헝클어지게 묶고 가려 한다.
독자님도 혹시 지금 결혼 준비 중? 아니면 그냥 나처럼 ‘언젠가’를 꿈꾼다면? 박람회장은 생각보다 재밌는 놀이터가 되어줄지 모른다. 비 오는 토요일, 우산 뒤집히는 바람에 팔목은 아직 살짝 욱신거리지만… 그 날의 반짝임은 오래 남을 것 같다. 다음엔 거기서 마주칠 수 있을까? 그때는 서로 인사라도 나눠요, 진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