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보다 설레는 하루, 내가 발견한 코엑스 웨딩박람회 알차게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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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웨딩박람회 알차게 즐기는 방법

늘 그렇듯 지하철 9호선은 사람으로 들이차 있었다. “아, 주말 아침부터 왜 이렇게 바빴을까?” 속으로 투덜대며 봉투를 끌어안고 코엑스에 발을 디뎠다. 내년 봄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아직도 예식장, 스냅, 드레스… 머릿속은 흰 화면처럼 하얗다. 친구들은 “계획형 인간이 왜 이리 우왕좌왕해?”라며 놀리지만, 준비해보니 알겠더라. 결혼은 온갖 선택의 총집합이라는 걸. 그래서 용기를 내어, 혼자서도 씩씩하게, 코엑스 웨딩박람회로 출동!

들어서는 순간, 풍선 아치와 캐노피 조명 아래에서 반짝이는 드레스가 눈길을 훔쳤다. 심장이 쿵. 한 해 열아홉 번쯤은 두근거린다고 스스로를 놀려왔지만, 이건 좀 달랐다. “이 길 끝에 나만의 작은 결혼식이 펼쳐질까?” 자꾸 콧등이 시큰해졌다. 흠, 역시 감정 기복이 심한 요즘이다.

장점 & 활용 꿀팁

1. 한자리에서 만나는 ‘올인원’ 혜택

오전 10시 20분쯤 입장했는데, 상담 부스만 200개가 넘었다. 식장, 예물, 한복, 허니문… 평소 같으면 검색창을 수십 번 열었다 닫아야 할 브랜드를 여기선 “한 바퀴 산책” 하듯 둘러볼 수 있다. 나처럼 결정 장애가 있는 예비 신부에게는 신세계.

특히 코엑스 웨딩박람회 쪽 중앙 상담존에 앉았더니 최대 55% 할인 견적서를 바로 뽑아 줬다. 웨딩플래너가 옆자리에서 실시간 비교표까지 적어주는데…! “어? 저번 달 블로그 가격이랑 다르잖아?” 잠깐 멍해졌지만, 바로 옆 부스랑도 비교해보니 현장 할인이 진짜였다. 🙂

2. 허니문 박람회와의 콜라보

하와이 부스 앞에서 드링크 시음을 하다 실수로 음료를 조금 쏟았다. 세상 민망해서 “죄송해요!”를 연발했는데, 직원분은 오히려 “사진 찍으실래요?”라며 화관을 씌워줬다. 덕분에 SNS 인증샷 득템. 여행사 담당자가 “지금 계약하면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라고 속삭이는데, 무너질 뻔했지만! 일단 명함만 챙기고 뒤로 물러났다. 여기서 꿀팁, 전액 계약은 말고 소액 가계약으로 기회를 잡아두면 훨씬 유연하다.

3. 무료 체험존 활용하기

메이크업 부스에서 얼굴에 반짝젤을 덕지덕지 발랐는데, 거울 속 내가 의외로 괜찮았다. “내가 이런 톤쿨이었나?” 새삼 자문. 전문 아티스트가 15분 만에 진행해주니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었다. 다만 예약 시간이 살짝 밀려 5분 기다렸다는 TMI.

4. 지갑 열기 전, ‘삼색 체크리스트’

나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아래 세 줄을 적어두었다.

  • 가격 – 계약금 비율은 10% 이하로?
  • 날짜 – 부모님, 시댁 스케줄 확인했나!
  • 후기 – 블라인드 후기까지 샅샅이?

이 리스트를 들여다보며 상담사에게 “혹시 세금 포함인가요?”를 집요하게 물었다. 덕분에 숨겨진 비용을 털어내고, 한숨 돌렸다. 독자 여러분도, 이 정도는 꼭 물어봐야 후회가 없다.

단점

1. 말 잘못하면 ‘폭탄 견적’이 뿜!

솔직히 처음엔 “예산은 딱히 정해둔 게 없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건 1,500만 원 패키지. 헉. 내가 무심결에 한마디 실수한 셈이었다. 결국 예산을 재설정하고 다시 상담 받느라 시간만 40분 추가.

2. 걷고, 또 걷고… 다리의 반란

코엑스 전시홀, 은근 넓다. 힐은 멋을 살려주지만 오후 3시쯤 발바닥이 비명을 질렀다. 편한 신발 챙길 걸! 결국 주차장 쪽 벤치에 앉아 양말만 갈아신는 웃픈 상황. 그러다 옆자리 커플이 “우리도 발 아파서 슬리퍼 샀어요”라고 위로해줘서 좀 웃었다.

3. 정보 과다로 인한 혼란

브로슈어만 2kg은 되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펼쳐보니 같은 내용이 중복된 팸플릿도 한가득. 그래서 나는 그날 밤, 형광펜 세 개로 “필요 / 비교 / 삭제”를 나눠 체크했다. 그래도 아직 책상 위가 정신없다. 여러분은 현장에서부터 사진+음성 메모를 활용해 실시간 정리해보길.

FAQ: 많이들 묻지만, 내가 직접 겪은 Q&A

Q1. 무료 입장인가요? 일정은 어떻게 확인해요?

A1. 사전 예약하면 무료, 현장 등록은 5,0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난 전날 밤 11시 58분에 급하게 예약 완료!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나 SNS에 올라오니 체크 필수다.

Q2. 혼자 가도 괜찮나요? 괜히 외롭진 않을까요?

A2. 나도 혼자였지만, 상담사분들이 더 집중해서 설명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커플 할인 이벤트엔 참여 못해 조금 시무룩했지만, 덕분에 결정을 온전히 내 기준으로 내렸다는 만족감이 컸다.

Q3. 현장에서 계약하면 정말 더 싸게 사나요?

A3. 내가 받은 드레스 패키지는 온라인가보다 30% 저렴했다. 다만 ‘당일 계약’ 조건이었기에, 최소한 예산과 원하는 스타일은 미리 정리하고 가야 한다. 아니면 해질 녘, 계약서 앞에서 머리 싸매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Q4. 주말에만 열리나요? 평일 방문 팁이 있을까요?

A4. 평일에도 열릴 때가 있다. 평일 오전은 사람도 적고 상담 대기 시간도 짧다. 다만 이벤트 타임이 축소될 수 있으니, 사은품 욕심 있다면 토요일 오전 추천!

Q5. 주차는 편한가요?

A5. 코엑스 지하주차장은 넓지만, 행사 기간엔 만차가 일상이다. 나는 결국 P3 구역 맨 끝에 대고 7분 걸었는데, 그래도 날씨 선선해 괜찮았다. 대중교통이 편하다면 지하철이 진리.

마무리 중얼거림… 집에 돌아오는 길, 휴대전화 앨범을 보며 혼잣말했다. “그래도 오늘, 꽤 잘해냈어.” 미묘하게 뿌듯했다. 여러분도 혹시 준비가 막막하다면, 한 번쯤 코엑스 박람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시길. 어쩌면 나처럼 흰 화면 속에 작은 색을 채워 넣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혹시, 내가 벤치에서 갈아신은 양말을 기억한다면… 다음 번엔 슬리퍼를 꼭 챙기자고, 우리 함께 약속해요!